양구군은 최근 ‘통일백토’라는 이름으로 특허청에 상표 등록을 마쳤다.
‘통일백토’ 상표 등록은 백자 태토에 대한 수집과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 중인 양구백자박물관(이하 박물관)이 조선백자를 재현하고 계승·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남과 북의 백토를 모아 적절히 배합해야 하는 것이 필수불가결의 요소이기에 이뤄지게 됐다.
조선시대에 사옹원의 광주(경기) 분원에서는 왕실의 백자를 제작하기 위해 전국의 우수한 원료를 채굴, 배합해 사용했다.
당시의 백토 생산지는 양구(강원)와 진주(경남), 선천(평북), 봉산(황해) 등이 대표적이었으며, 특히 해주의 경우에는 지방백자를 왕성하게 제작하던 생산지로 유명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자를 제작하기 위해 사용되는 백토는 거의 모두 외국에서 수입된 것들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백자 원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연구가 시급한 상황이며, 원료 사용의 중요성과 의미를 인지하고 있는 박물관은 10여 년 전부터 우리나라 각지의 백자 원석을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경덕진(景德鎭), 일본의 아리타(有田), 영국의 콘월(Cornwall), 필리핀의 밧장, 호주 등 해외 각국에 흩어진 백자의 시원 또는 백자 생산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에서 채취한 백자 원석도 꾸준히 수집, 분석해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현재 박물관이 수집한 원료는 국내외를 망라해 총 90여 곳에 이른다.
그러나 북한의 원료들은 오랜 기간 수집대상으로는 포함됐으나 수집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박물관이 연구 대상으로 삼아온 북한의 원료는 황해도 해주와 봉산, 평안북도 선천, 함경북도 회령, 그리고 강원도 원산의 백토 등이다.
정두섭 박물관장은 “현재 증축공사 중인 도자역사문화실이 내년에 완공되면 지금까지 수집, 연구된 내용을 선별적으로 전시할 예정”이라며 “남과 북의 도예가들이 만나 ‘통일백토’로 제작한 ‘통일백자’가 양구백자박물관에 전시될 수 있는 날을 상상하면서 이를 실현시킬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구는 조선백자의 시원지이고, 양구백토는 조선백자의 중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지난 2006년 ‘방산자기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개관한 양구백자박물관은 그동안 연구와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기반시설을 위한 여러 사업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