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온 전주시가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청각장애인 수어통역사를 공무원으로 채용했다.
전주시는 9일 수어를 모어(母語)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 수어통역사를 채용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어통역사 채용은 시가 지난 2015년부터 청각장애인들의 불편을 없애고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수어통역사를 채용한데 이어 2명 째로, 청각장애인통역사를 채용한 것은 전국 지자체 중 전주시가 최초다.
청각장애인통역사는 장애인 특화도서관인 평화도서관에 배치돼 전주지역 3,300여명의 청각장애인에게 문자언어인 책을 청각장애인의 제1언어인 수어로 표현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을 맡게 된다.
또한 청각장애인의 독서능력 배양을 위해 농아인 책(수어영상도서 등) 읽어주기 ,한글 및 수어교육 ,문자도서 낭독하기 ,감상문 작성 독후활동 진행 ,반기별 독서프로그램 운영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수어동아리 연계 프로그램 운영 ,도서관 서비스 ,생활 정보 제공 등의 다각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이용하는 비장애인들과의 함께하는 프로그램도 진행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청각장애인통역사 채용을 통해 전주지역 청각장애인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 유발 및 도서관 이용 활성화는 물론, 장애인과 비장애인과의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시는 농아인특화도서관 운영을 위해 청각장애인의 욕구 ,전주시 청각장애인 거주지 현황 ,국립장애인도서관 운영 상황 등을 파악하고, 청각장애인들의 수어 및 문해력 수준까지 고려한 보다 심화된 운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다.
이와 관련 시는 ‘장애인의 삶을 바꿀 첫 번째 도시’가 되기 위해 장애인 자립과 사회 진출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쳐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는 전주와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에게 직업 훈련과정과 취업지원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다양한 사회참여활동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위해 지난해 11월 전국 최초로 발달장애인 특화훈련시설인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기업훈련 수요에 따라 훈련과정을 운영하는 맞춤훈련센터를 유치 통합 설치했다.
나아가 시는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전북지역 최초로 4명의 발달장애인 사서보조를 채용했으며, 장애인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 설립을 위해 사업주를 선정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공모사업인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카페인 ‘I got everything’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민선식 전주시 복지환경국장은 “이번 청각장애인통역사의 도서관 채용은 농인의 독서능력과 도서관이용 활성화를 위한 일차적 목표가 아닌 청각장애인에게 현실적으로 와닿는 문화생활 욕구를 위한 진정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면서 “청각장애인의 정체성 확립과 농문화의 기반인 수어에 대한 가치를 시민 모두가 인식하게 되는 좋은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각장애인수어통역사가 근무하는 평화도서관은 현재 개방형창의도서관 조성을 위한 리모델링을 거쳐 오는 27일 재개관 예정이다. 새로운 평화도서관에는 장애인 전용 공간도 마련되고,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책상이 비치되는 등 장애인의 독서 편의를 위한 환경이 갖춰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