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오거돈 시장)는 오늘(9일) 오전 9시 부산시청 후문 광장에서 부산공무원노조 주관으로 故 정경진 전 행정부시장 영결식을 진행했다.
영결식은 동료 직원과 유가족, 조문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에 대한 묵념과 약력보고, 영결사, 조사,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간이나 마음의 여유가 없어 친구들과 시간을 못 보냈다. 이제는 오순도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 일하면서 마음 아프게 한 분들 계시면 제 부덕이지 아무런 사심 없었다”는 살아생전 고인의 퇴임식 날 육성이 흘러나오는 순서에서 참석자들 모두 울음을 삼키기도 했다.
오거돈 부산시장은 영결사에서 “그분은 저를 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내려놓았다. 세상을, 부산을 바꾸기 위해 자신의 꿈을 접고 저를 선택했을 때 저는 후배나 동료를 넘어 세상에서 가장 멋진 동지를 얻었다”면서, “그러나 저는 무엇 하나 그 사람을 위해 제대로 해주지 못했다. 언젠가 이 빚을 갚겠다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지만 이제 그럴 기회조차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정경진 부시장은 입버릇처럼 부산은 아직 그 진가가 드러나지 않은 도시라 했다. 어느 도시보다 뛰어난 잠재력을 가졌지만, 아직 그것을 다 보여주지 않은 도시라 했다”면서, “우리가 하겠다. 당신의 길은 아쉽게도 여기서 멈추지만, 당신이 추구하던 가치와 이상은 살아있는 우리가 짊어지겠다. 당신이 남긴 헌신과 열정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정섭 부산공무원노조위원장은 조사에서 “모든 직원에게 항상 밝은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셨고 직원 복지를 위해서라면 두말없이 들어주셨던 당신! 내가 평생 자랑하는 건 우리 직원들이 3년 연속 뽑아준 ‘존경받는 간부 공무원’이라던 당신!”이라 부르면서, “불과 3년이 채 지나지도 않아 이렇게 돌아오실 줄은 꿈에도 몰랐다. 늘 겸손하고 소탈하게 세상을 대했고 참으로 정 많고 가슴이 따뜻했던 당신! 너무 보고 싶다”며 흐느껴 말했다.
이날 유족을 대표해 장남 정해욱 씨는 “아버지는 ‘부산’이라는 말만 들어도 애틋해 했다. 힘든 병상에서 몇 차례나 의식을 잃고 깨어나 의료진이 ‘여기가 어디냐’ 물으면 ‘시청’이라고 답하셨다”면서 “아버지 육신은 가시지만, 그 마음은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故 정경진 전 행정부시장은 1959년 경남 남해 출생으로, 부산상고와 동아대를 졸업했다. 1983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 국무총리실, 대통령비서실, 행정자치부와 부산시 주요 요직을 거쳐 2014년 행정부시장으로 취임했다.
사상 스마트시티 조성 등 서부산 발전 프로젝트를 본격화하는가 하면, 2015년 메르스 발생 당시 현장 최일선에서 확산방지에 총력을 다해 전국 최초로 메르스를 종식한 일화는 유명하다. 이 밖에도 대중교통 무료환승, 피란수도 부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부산형 기초보장제도 시행 등 초석을 마련, 부산 발전에 기여했다.
故 정 전 부시장은 지병인 골육종으로 지난 5일 별세했다. 오늘 오전 발인, 시청 후문광장에서 동료 공무원들의 애도 속에 영결식을 치렀다. 장지는 창원 공원묘원이다.